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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에 두 번씩 짧은 여행.

휴직 시기에 그동안 참고 있던 역마살을 풀어내다 보니, 이제 슬슬 어디를 갈지도 조금 고민이 되기 시작하네요.

 

클라우드에 오래된 엑셀 파일 중에 여행지 추첨이란 엑셀이 있더군요.

수도권 기초지자체들 중에 무작위로 세 곳을 고르는 엑셀 파일인데, 오랜만에 한 번 돌려봤습니다.

 

그랬더니 나온게 인천 남동구...

조금 당황스럽긴 합니다. 전 남동구에서만 거의 10년 가까이 살았거든요.

물론 평범한 골목에서 소소한 의미를 찾아가는 게 요즘 제 여행의 모토이긴 합니다만, 살던 동네는 확실히 막막하긴 합니다.

 

그러다가 최근 만초천 관련해서 찾아보던게 기억나서, 남동구의 복개천은 뭐가 있을까 찾던 중 만수천을 알게 됐습니다.

마땅히 여행의 방향을 못 잡고 있던 참에 잘 됐죠. 오늘은 만수천을 따라 걸어볼까 합니다.

 

근처 공영주차장이 공사 중이어서, 언덕 아래의 다른 공영주차장으로 왔는데 오히려 여기가 훨씬 좋아 보이네요.

이 주차장도 찾는다고 온 동네를 한 바퀴 돌긴 했습니다만, 뭐... 상관없죠. 어서 걸어 봅시다!

 

 

서창에서 살던 적에 부평의 회사로 출퇴근을 했었는데 그때 여러모로 많이 다녔던 길이네요.

 

지각한 날이면 일단 만월산터널로 달려갔던 기억이 납니다.

평소에는 저 옆의 언덕길로 가거나 아예 송내로 해서 다녔고요.

 

 

다른 건 모르겠는데... 저 건너편의 당나라 간판은 대체 뭘까 싶어 한 장 남겼네요.

한의원이라고 하기에도 좀 안 어울리고, 애매하게 간판은 좀 큰 편이고...

 

돌아와서 거리뷰로 살펴보니 당나라 당구장이었네요.

단어 중에 당나라 당 들어가면 중국에서 넘어온 경우가 많긴 한데, 당구는 해당 안 되긴 합니다.

 

 

평범한 빌라촌이긴 합니다만, 저 현관에 걸린 시계가 너무 옛날 생각이 나서 한 장 담아봤네요.

제가 어릴 적 살았던 빌라도 꼭 현관에 저런 시계가 걸려있었거든요.

 

 

동네에서 오래 버틴 듯 한 중화요릿집이 보이네요.

근처를 지나가는데 춘장 볶는 냄새가 확... 오늘 점심은 간짜장으로 정해졌습니다.

 

아직은 밥 먹기엔 시간이 좀 애매한 게 아쉽네요.

 

 

본격적으로 만수천을 따라가기 전, 최대한 상류로 와봤습니다.

 

사실 만수천의 발원지는 이곳보다 조금 더 동쪽의 광학산으로 나오긴 합니다.

하지만 만수산, 철마산, 광학산이 한 덩어리이기도 하고 옛 지도를 봐도 만수천의 상류는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더군요.

광학산에서 나오던 줄기는 이미 흔적을 찾기가 힘든 수준이어서, 그나마 흔적이 보이는 만월쉼터 쪽으로 와봤습니다.

 

밑에선 잘 안 보였는데, 조금 위로 올라오니 계곡을 사이로 두고 집들이 줄지어 있네요.

조금 더 가까이 가봐야겠습니다.

 

 

누가 봐도 집 앞에 심어놓은 꽃인데 이걸 또 가져가시는 분도 계신가 보군요.

그래도 다시 심으신 건지, 아니면 올해는 가져가는 분이 없었던 건지 화단엔 새로 핀 꽃으로 가득했습니다.

 

 

조금 더 위로도 계곡이 이어지지만 끝에 기도원으로 길이 끝나는 것 같네요.

대충 이쯤 거슬러 올라가고, 이제 만수천을 따라 내려가보죠.

 

 

인천은 정말 많은 매립으로 형성된 도시입니다만, 그럼에도 이 근처는 굉장히 옛날부터 사람들이 살던 동네입니다.

옛날부터 간석에서 송내로 가는 길이 있기도 했고 만수천을 따라선 논과 밭이 이어져있었죠.

 

1990년대에 이곳 코앞까지 복개가 완료되고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제일 위쪽의 산자락은 여전히 옛날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계곡을 따라 자리 잡은 집들을 지나, 만수천은 이내 복개구간에 들어섭니다.

만수천은 아쉽게도 전구간 복개되어 지금 보이는 모습 이후에는 장수천 합류부까지 만수천을 다시 볼 수 없네요.

 

그래도 한 번, 길을 따라 걸어볼까 합니다.

 

2026. 0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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