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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표를 보니 근처의 절들을 가기로 한 일정들이 보여 이걸 미리 하기로 한다. 제일 처음 도착한 곳은 사사데라이다. 절의 이름은 경내에 우거진 대나무에서 유래했다는데, 입구의 불상 아래에 심어져있는 약간의 대나무를 빼면 그다지 눈에 띄진 않는다.

 




본존의 석가여래상은 겐로쿠 시대의 작품이라는데, 문이 굳게 닫혀있어서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대신 밖에 서있는 불상이라도 담아가야지.

 


사원 뒤편에는 많은 무덤이 있었는데 에도시대에 활약한 국학자들과 그 자손들의 무덤이 자리한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근처의 게이오기쥬쿠 의대에서 세운 공양탑이나 초대 요코즈나인 아카시 시가노스케를 기념하는 비석 등 작은 절임에도 꽤 역사가 깊음이 느껴진다.

 



다음 목적지인 히운지로 가다 길을 잃고 헤매던 중 옆으로 작은 신사가 보인다. 지도상으로 히운지가는 길에 신사가 하나 있었는데 다행히 맞게 온 것 같다.

  




히운지는 일본에 널리 퍼져있는 천태종이 아닌 일련종에 소속된 절이다. 절의 건물도 1757년 약사당을 이축한 건물로, 안에는 오이와이나리와 관련된 유물이 몇 점 있다. 지금도 가부키의 안전과 성공을 기원하는 배우와 관계자들이 참배한다고 한다.

 


절의 한 쪽에는 작은 도서관과 담요가 있다. 잠깐 앉아서 책이나 한 권 읽고 갈까?

 


오이와이나리와 관련된 절이라 그런 건지 여우상이 서있다. 일본에서 이나리를 모신 신사가 없는 곳은 거의 없기에 꽤 많은 조각을 봤지만, 이렇게 이빨이 잘 서있는 조각은 처음 보는 것 같다.

 



히운지에서 사이넨지로 가는 길에는 스가 신사가 있다.

 



들어가자마자 고양이가 한 마리 보인다. 사진이라도 찍어달라는 것 마냥 앞에서 교태를 부리기에 카메라를 꺼냈더니, 이내 관심 없다는 둥 저 멀리 사라진다.

 





스가 신사도 동네에선 제법 큰 신사이지만, 최근 이 신사가 유명해진 건 다름 아닌 너의 이름은의 흥행 덕분이다. 바로 옆에 있는 이 계단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의 배경임이 알려진 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모양이다. 월요일 낮인데도 사람들이 여럿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벽 한 쪽에는 소란을 피우지 말아달라고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로 안내가 붙어있다. 하긴, 지금도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 웃고 떠드는데 한창때는 어땠을지 대강 예상이 간다.

 


사이넨지는 둘러본 절들 중에선 가장 큰 절이었지만, 마침 역광이라 사진을 남기기가 힘들다. 일단 대강 사진을 찍은 뒤 절 뒤편으로 가니 한국에도 꽤나 이름이 알려진 핫토리 한조의 무덤이 보인다.

 



절 뒤편에는 꽤나 많은 묘들이 있다. 절과 묘에서 풍기는 모습이 저 멀리 보이는 신주쿠의 모습과 대비되어 묘한 느낌을 준다.

 


이곳엔 에도 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장남인 도쿠가와 노부야스의 공양탑이 있다. 아버지의 명으로 21세에 할복한 비운의 주인공인 그는 오다 노부나가의 사위이기도 했는데, 아내인 도쿠히메가 그의 비행을 오다 노부나가에게 고변하면서 분노를 사고 이어 아버지에게 할복을 명령 받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 가이샤쿠를 해 줄 인물로 핫토리 마사나리핫토리 한조가 지명됐지만 주군에게 칼을 겨눌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한 일화가 전해진다. 여러모로 핫토리가문과 깊은 연이 있는 이곳은 지금도 그들의 보리사로 남아있다.

 



사이넨지를 떠나 요쓰야 역으로 가던 중 たいやき わかば에 들렀다. 꽤 긴 줄을 무료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앞에 서있던 아저씨가 말을 걸어온다. 외국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인데 마침 나도 심심했기에 짧은 일본어에 영어를 붙여가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도쿄에 타이야끼가 맛있는 가게가 세 곳 있는데, 이곳이 그 중 하나고 자신의 생각대로라면 최고라고 한다. 말을 듣다보니 기대가 커진다. 식어도 맛있을 것 같은데, 넉넉히 사서 오늘 저녁에 W와 함께 먹어야겠다.

 



꽤 오래 걸었더니 제법 다리가 아프다. 다시 신주쿠 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요쓰야 역에서 전철을 탄다. 그러고 보니 이 역도 아마 너의 이름은에서 나왔었지?

 

#2. ‘사사데라’, ‘히운지’, ‘스가 신사’, ‘너의 이름은’, ‘사이넨지’, ‘타이야키 와카바’, ‘요쓰야 역’.

 

2017.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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