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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시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기타미 시, 도착 하자마자 근처의 폐건물 옆에 차를 주차하고 そばろあん에 들어간다. 차에 지갑을 두고 오는 바람에 다시 차에 다녀오고, 길을 잃어버려 잠깐 당황했지만 여차저차 가게로 무사히 돌아왔다. 그리고 주문한 소바. 뭔가 평소와 다르게 쯔유가 따로 담겨져 있다. 먹는 법을 몰라서 옆의 컵에 일단 붓고 봤는데 옆에서 보던 할머니가 깜짝 놀라며 먹는 법을 알려주신다. 이미 짜긴 하지만, 그나마 제대로 먹는 방법을 배운 거에 감사해야겠지...

  


기타미 근처의 시장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사고 바로 쇼운코를 향해 출발한다. 여행의 두 번째 날에 다녀온 아사히다케의 반대편에 있는 구로다케를 올라가기 위해서 온 구로다케 로프웨이. 오늘은 등산까지 할 예정이기에 기대가 크다. 다만 옷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셔츠에 운동화 차림, 괜찮겠지?

  


로프웨이를 타고 끝없이 올라가는데 꽤나 높게 올라가는지 귀가 아파 물을 찾게 된다.

 


저 멀리 보이는 로프웨이 종착역. 이렇게 보니 이걸 설치할 때엔 무슨 난리였을지 가늠도 안 간다.

 


로프웨이부터도 걸어 올라갈 수 있지만, 리프트가 설치됐기에 이걸 이용해 조금 더 위까지 편하게 가기로 한다. 사실 아직 살면서 스키장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기에 산에서 리프트를 타는 건 처음인데, 이거 생각보다 아찔하다. 별 고정 장치도 없고 왠지 위험해 보이는데 다들 편하게 타고 다닌다. 뭐 나도 중간 쯤 지나니 뒤돌아보고 사진도 찍고, 제법 여유가 생기긴 했지만 말이다.

  


의외로 체력은 좋은 편이어서 부지런히 올라가니 어느덧 8부를 지난다. 다만 경사가 가파르고 돌로 된 산이어서 솔직히 등산하기 편한 산은 아니다. 그래도 지칠 때, 잠깐 자리에 서서 뒤를 바라보면 이런 풍경이 끝없이 펼쳐져있는데 그저 서있는 것 만 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생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땀도 식혔으니 다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마지막으로 나온 가파른 계단을 지나니 눈앞엔 바로 정상이 있었다. 저 안쪽으로는 동굴을 겸한 숙박시설이 있는 것 같은데, 따로 알아보지도 않았고 어차피 바로 내려갈 예정이기에 여기서 사진만 담기로 한다. KJ하고는 이미 예전에 멀어져서 돌에서 앉아 쉬기로 하는데, 어째 여기서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올라온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한참 다람쥐 사진을 찍고 있는데 J가 먼저 올라온다. 십분 쯤 지나니 K도 왔기에 셋이서 함께 사진 한 장을 남기고 조금 쉬기로 한다. 나는 한참 전에 올라온 덕에 이미 충분히 쉬어서 근처에 뭐 볼게 없나 찾아보는데 구석에 조그마한 토리이가 보인다. 설마 이런 곳에 전범을 모셔놓진 않았겠지 하는 마음에 100엔 동전을 하나 던지고 소원을 빌어본다. 올 해도 평안한 한 해가 되길! 그리고 아무 일 없이 내려갈 수 있길!

  


산은 오를 때 보다 내려갈 때 힘들다는데, 과연 그렇다. 아무래도 힘이 빠져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뭐 그래도 정상에서 기도까지 했는데 별 일 있을까? 느긋하게 리프트까지 내려온 뒤 다시 올라간 순서 반대로 리프트를 타고, 로프웨이를 타고 산 아래로 내려간다. 고급 료칸은 아니지만 온천이 있는 료칸을 잡아놨는데, 어서 샤워하고 탕에 들어가 푹 쉬고 싶다. 마음은 날아갈 것 같이 가벼운데 하도 급하게 산을 타서 그런지 어째 몸이 무겁다.

  

#12. ‘로안’, ‘구로다케 로프웨이’, ‘구로다케’, ‘쇼운쿄’.

 

2016.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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