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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카페 중, 가장 유명했던 곳인 '396 Coffee'를 가기로 정했다.

 

동네만 보면 큰 카페가 있을 것 같진 않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크게 자리 잡고 있어서 조금은 놀랐다.

 

 

 

글을 쓰는 지금, 영수증도 잃어버리고 이름도 가물가물하다.

 

다만 과테말라의 한 스페셜티 커피였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커피맛은 무난, 스페셜티를 취급하는 로스터리에서 무난하다는 것은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원두 단계에서 취향을 명확히 타는 만큼, 원두가 내 취향이 아니면 어떻게 내리든 답이 없으니까.

 

약간 끈적여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간식인 브륄레가 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커피도 무난하고, 맛있어 보이는 빵과 제과도 가득한 장소.

 

다만, 책이나 읽으며 조금 쉬러 찾아간 장소였는데 너무 유명한 장소여서인지 지나치게 시끄러워서 뭘 할 수가 없다.

원래는 여기서 쉬다가 바로 봉정사로 갈 생각이었다만, 체크인을 하고 숙소에서 한 숨 자고 나가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숙소에서 푹 쉰 뒤 다시 움직여본다.

 

생각보다 외진 곳에 있었던 봉정사.

안동 시내에서 차로 20분 남짓을 달려서 도착했다.

 

 

 

 

수도권의 유명한 절들은 주말에 찾아가면 사람들이 많아 그 정취를 즐기기 쉽지 않은데,

여기는 반대로 사람이 너무 없어 방해가 될까 걱정이 될 정도다.

 

 

 

 

봉정사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은 이 대웅전이 아닌 극락전이지만, 사실 어느 절이던 가장 중요한 건물은 석가모니를 본존으로 모신 대웅전이고, 당연히 건물의 격도 가장 높다.

당연히 그 중요성을 인정 받아 극락전과 함께 국보로 지정된 건물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보는 노을을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만, 해의 방향이 아쉽다.

 

그래도 조용한 산사에서, 관광객 하나 없이 혼자서 보는 해 질 녘은 제법 좋은, 흔치 않은 경험이다.

 

 

봉정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극락전.

무량수전과 비교해서 어디가 더 오래됐냐는 시시한 싸움은 별 관심이 없다만, 그래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이라는 명함을 갖고 있는 곳이다.

 

다만 직접 와서 보니 왜 복원을 두고 말이 오가는지는 알 것 같다.

 

 

 

절 뒷편에 건물이 더 보여서 가보니 영산암이 나왔다.

 

 

 

나랏말싸미를 촬영한 곳임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벽에는 훈민정음과 관련된 액자가 몇 개 걸려있다.

여기까지 찾아오는 사람이 과연 촬영지여서 찾아올까, 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만...

 

만세루에서 보는 풍경이 작은 말사의 조용함이라면, 여기서 보는 풍경은 그것보다 한 층 더 소박함을 느끼게 한다.

날이 조금 따스했으면 구석에 앉아 책이라도 읽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장소였다.

 

 

봉정사는 시내에서 꽤나 멀리 있는 장소인 만큼, 다녀와서 잠깐 쉴 장소를 미리 찾아 놨었다.

봉정사 입구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만휴'. 몸도 으슬으슬하고, 따스한 차 한 잔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들러본다.

 

 

원래는 차 한 잔만 마시고 가려했다만, 속도 허전한데 메뉴의 죽을 보니 시키지 않을 수가 없다.

이 넓은 가게에서 혼자 먹는 게 조금 불편하긴 했다만, 생각해보니 봉정사부터 계속 혼자였으니 손님이 있을 리 없다.

 

낮에는 시끄러워서 카페에서 못 쉬고, 밤에는 사람이 없어서 오래 못 앉다니...

 

적당히 몸도 따스해졌으니, 더 어두워지기 전에 숙소로 돌아가야겠다.

올 때 길을 생각하면 꽤나 험한 길이 될 것 같다.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안동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인 '맘모스제과'를 거쳐 간다.

 

내일 아침에 일출을 보러 갈 예정이기에, 미리미리 식량을 챙겨놔야 다음날이 덜 괴롭다.

 

 

주차권을 만원어치를 사야 준다고 해서 차 한 잔 더 마시면서 빵 사진을 남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빵을 더 살 걸... 기껏 봉정사까지 가서 좋은 차를 마시고 별 감흥 없는 차로 마무리를 지었다.

 

하루 종일 찬바람을  쐬서일까, 숙소로 돌아가고 나니 벗은 옷을 정리할 틈도 없이 잠들었다.

 

2020. 0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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