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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노의 널찍한 들을 보며 운전하며 가던 중 옆에 보이는 농원에 잠깐 멈춘다.

 


농원 안에는 멜론이 가득, 후라노에서 서쪽으로 산을 넘으면 일본에서 멜론으로 유명한 유바리 시가 나오는데 아마 여기도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좋은 멜론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메뉴를 보니 후라노의 꿈이라는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어 주문하기로 한다.

 


이게 바로 후라노의 꿈’. 원래 하나만 빨리 먹고 체크인하러 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먹고 레드 머스크로도 시켜본다. 위에 올라간 소프트의 맛도 훌륭하지만, 일단 멜론이 너무 맛있다. 과육도 탄탄하고, 달기도 엄청 달고, 그러면서 끝 맛은 깔끔하다.

 


결국 차 트렁크에 멜론을 하나 싣고 출발한다. 시간은 아직 5시인데 벌써 하늘이 제법 노랗게 물들고 있다.

 


숙소인 ちにた에 체크인을 하고 밖에 나오니 탁 트인 풍경에 기분이 좋아진다. 시골에 친척이 없어서 이런 풍경을 보려면 항상 어딘가로 가야했는데 요즘은 어딜 가도 여의치 않다. 그러고 보니 근처에서 차 소리, 사람 소리보다 새소리, 곤충 울음소리가 더 큰 곳에 간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숙소가 후라노 중에서도 꽤나 외진 곳에 있어서 장을 보러 차를 타고 10여분을 나가야 했다. 카라반이라 그런지 불판이 있어서 밤에 구워먹을 야채, 고기, 새우를 잔뜩 사온 뒤 불을 붙이기 시작하는데 어째 이거 잘 안 붙는다. 결국 번개탄을 두 번이나 사고, 그래도 안 되니 주인분이 도와주신다. 한 번에, 그것도 조그만 거 한 조각으로 바로 숯에 불을 붙이신다. 우리가 할 땐 번개탄을 채로 넣어도 안 붙던데.

 


첫 번째로 올린 파는 금방 익은 덕분에 순식간에 사라졌고, 빈자리를 새우와 고기로 채운다. 물론 홋카이도 지방에서만 파는 삿포로 클래식도 잔뜩 사다놓고 마신다. 맛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마시면 다르다만, 솔직히 눈 가리고 마시면 잘 모를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맛있다. 역시 이런 자리에서 불판은 가장 완벽한 조리도구고, 맥주는 가장 완벽한 음료다.

 


원래 흔들린 사진을 글에다 안 쓰는데 이건 써야겠다. 츠쿠네와 야끼토리, 그리고 드디어 다 익은 감자들이다뭐 맛은 굳이 설명할게 있을까? 재료는 둘째치고 이렇게 만든 구이가 맛이 없을리가 없다. 여름인데도 제법 서늘한 밤이지만 뜨끈히 달궈진 불판 덕분에 별 문제없다. 그냥 술 때문에 안 추운건가?

 


마지막으로 후식은 요시다 농원에서 사온 멜론. 풍족하고 깔끔한 한 끼였다. 배불리 먹고, 침대에 누워 하루를 마친다.

 

#2. ‘요시다 농원’, ‘치니타’.

 

20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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