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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크기의 관음상.

우리에게는 낯선 이미지가 아니라 뭔가 부담스럽지만, 외국인 눈에는 리오의 예수상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조금은 든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거대한 무언가는 부담스럽게 다가오긴 하지만 말이다.

 

관음상 앞으로 보이는 바다. 조금 더 맑은 날이었으면 꽤나 절경일 터, 못내 아쉽다.

 

표지판에 적혀 있는 ‘공중사리탑’에 그 정체가 궁금해서 오솔길을 따라 들어왔다.

알고 보니 탑이 공중에 있는 게 아니라, 공중에서 떨어진 사리를 봉안한 탑이다.

 

뭐, 당연하다면 당연한 명명인데… 뭔가 어마어마한 걸 기대해버렸다.

 

언덕길을 따라 보타전으로 내려오니 아까 봤던 못이 보인다.

 

새로 지은 티가 만연한 석탑, 조금은 미륵사지의 동탑이 생각나서 아쉽게 느껴진다.

그래도 여기도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새벽부터 절 속의 언덕을 오르내렸더니 슬슬 배가 고파진다.

경내도 한 바퀴 돌았고, 이제 아침을 먹으러 가보자.

 

어차피 고속도로를 타고 인천까지 가야 하니, 오늘은 강릉에서 먹기로 한다.

 

강릉에 일로 오다 보면 아침을 해결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 때가 많은데, 그 때마다 들른 가게다.

 

뜨끈한 두부전골에 밥 한 공기 말아서 뚝딱.

딱히 뭐 더 필요한 것도 없다.

 

담배는 끊었으니 식후땡으로 커피를 하러 ‘보헤미안’에 찾아왔다.

강릉에 올 때 마다 들르는 곳 중 하나, 적당히 조용하고 분위기 좋고 무엇보다 커피가 맛있다.

 

커피를 마시고 나니 잠이 쏟아져서 카페를 나와 차에서 눈을 붙이던 중,

묘하게 맑아지는 하늘을 보니 다시 움직이고 싶어 진다.

 

마땅히 갈 곳을 생각해 둔 것은 아니기에 지도를 뒤적이던 중 ‘순포습지’가 눈에 띄어 조금은 돌아 가는 길이지만 들르기로 한다.

 

사람 한 명 없는 공원에 개구리 울음 소리만 가득하다.

뭔가 사사삭 거리는 소리가 계속 거슬렸는데, 갈대밭 속을 뚫어져라 보고 있으니 뱀 한 마리가 튀어나온다.

 

나는 나 대로 놀랐지만, 뱀은 뱀 대로 죽을 맛이었겠지.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맑은 공기속에서 걸으니 피로가 조금은 가시는 느낌이다.

 

돌아가는 시간이 애매해서 끼니를 때우고 가기로 했다.

뭔가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서 농로를 한참 지나는 우여곡절 끝에 ‘동해막국수’에 도착했다.

 

명태 식해가 잔뜩 올라간 막국수.

한 번 먹어본 뒤로는 막국수에 명태가 안 씹히면 뭔가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막국수에 비해 아쉽지만, 저 식해 맛에 먹는 수육.

원래 음식이란 단/탄/지를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 법이니 수육은 어쩔 수 없이 주문해야 한다.

 

배도 가득 채웠으니, 다시 차를 몰고 인천으로 돌아가 보자.

조금 무리해서 일찍 돌아가는 만큼, 길은 안 막히겠지.

 

201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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