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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대구까지 왔으니, 그래도 고기는 한 번 먹어야겠지 싶어서 왔다.

 


요즘 술을 거의 끊어서 소주를 안마신지 오래 됐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엔 소주 말고는 답이 없지 싶다.


둘이서 딱 한 병만 마셔야겠다.

  


막창에서 떨어지는 기름 덕에 불길이 잦아들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구워먹으려고 올려놨던 마늘은 순식간에 숯이 되버렸고...


다행히 고기는 안 태워먹었다만 긴장감 넘치는 식사였다.

 


디저트로 커피는 조금 물리기에, 간단히 맥주나 한 잔 하려고 이자카야에 들렀다.

 


간단히 목이나 축이려 들른 곳인데, 좌석을 전부 커버하고도 남는 크기의 철판이 몹시 신경쓰인다.

정신을 차리니 맥주에 오코노미야끼, 교자, 거기에 야끼소바까지 주문해버린 뒤였다.




앞에서 한참 오코노미야끼를 만드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는데...

 


시킨 명란 교자가 왔다. 마요네즈에 와사비를 섞어서 찍어 먹으니 그 맛이 참 안주로 일품이다.

 


일식엔 역시 일본 맥주고, 한식엔 역시 독일 맥주다.

 



그리고 나온 오코노미야끼.

일본 여행은 자주 가는 편이지만 이상할 정도로 산요 지방이나 오사카는 한 번도 안 가봐서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는 음식인데,

이렇게 한국에서 첫 발을 떼게 될 줄은 몰랐다.

 

맛은 훌륭함 그 자체.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서 정말 좋은 가게를 만난 것 같다.



이미 배가 부르지만,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는 관계로 마지막 메뉴인 야끼소바까지 해치운다.

 


과연... 자매의 도시.

요즘 하는 꼴을 보면 자매보단 시누이에 가깝지만, 뭐 이런 얘기는 넘어가자.

 


가득 찬 배 덕분에 몹시 행복한 기분.

만족스럽게 술 한 잔 걸치고 들어가려는데, 가려고 한 가게가 문을 닫은지라 그냥 숙소로 들어가기로 한다.

생각해보니 요즘 술을 줄이기도 했으니, 이게 맞는 거겠지.




숙소에 들어와 대자로 쭉 뻗고, TV를 켜 본다.

결코 이걸 보려고 일찍 들어온 건 아니다만, 그래도 볼 건 봐야지.

 

12일의 겨우 첫 날일 뿐인데, 제법 긴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2019.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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