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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와 달리 과음을 하진 않았기에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는 중이다. 구마모토 대지진으로 무너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들르지도 않기는 아쉬워서 구마모토 성을 찾았다. 입구에는 우리나라에도 여러모로 유명한 가등청정(가토 기요마사)’의 동상이 서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임진왜란의 선봉장으로 유명한 가토지만 일본에서는 장수 뿐 아니라 건축가로서도 유명하다. 나고야, 오사카 성의 건축에도 깊게 관여했으니 일본에서 유명한 성 중에 이사람 손을 탄 곳만 벌써 세 곳이다. 나고야에서도 저 특유의 고깔 모양의 투구가 기억에 남았는데 여기서도 똑같은 걸 보게 된다. 참고로 가토는 의외로 신장이 작은 편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저런 기다란 투구를 썼다고 한다.



해자를 얼마나 깊게 파놨는지, 거의 강처럼 보일 지경이다. 아니면 원래 강이었던 곳을 정비해 놓은 걸까?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성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기에, 주변 길을 따라 크게 돌아보려 한다. 이쯤이면 몇 곳은 개방 됐을 것 같기도 했는데, 못내 아쉽다.

 


군데군데 지진의 상흔이 보인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구마모토 성 천수각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된 사진을 찍을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 뭔가 묘하게 어울리기도 하고, 기대치 않게 재밌는 사진을 건진 느낌이다.

 



근대까지도 공략되지 않은 철옹성으로 유명한 구마모토성이지만, 이렇듯 지진에 무너진 모습을 보니 새삼 재해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고 지난 지진이 얼마나 큰 지진이었는지 실감이 난다.

 


성 안에는 가토 기요마사를 모신 신사가 있지만, 나로서는 그다지 존경할 위인은 아니기에 굳이 문턱을 넘으려 하지 않는다. 토리이 근처에서 발길을 돌리니, 어느덧 처음 성에 들어올 때 봤던 강이 보인다. 구마모토 성을 제대로 보지 못 한 것은 아쉽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구경은 이 정도로 겉만 핥고 다음 장소로 넘어가 보자.

 

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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