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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한적했던 공항선의 승강장. 열차도 우리나라 공항철도 직행을 생각나게 하는 일반열차의 형식이었다. 덕분에 가방 놓기도, 앉아 가기도 편하다. 사실 제일 좋았던 건 에어컨이 빵빵해서 생각보다 더웠던 날씨를 잊게 해줬던 점이지만 말이다. 얼마 안 가 홍콩의 외곽을 거쳐 목적지인 까우룽’, 구룡에 도착한다.

 


까우룽에 도착한 뒤, 구글 맵을 켜서 숙소까지 가는 교통수단을 찾아보고 탄 미니버스. 그리고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사전조사가 부실했던 건 사실이지만, 홍콩 하면 당연히 영어가 통할 거라 생각했던 나한테 시작부터 통수를 한 방 세게 때려준다. 그래도 사람들은 친절해서, 제법 큰 가방이라 민폐가 될 법도 하건만 군소리 없이 가방도 챙겨주고 광둥어+바디랭귀지로 내릴 곳도 열심히 알려준다. 여차저차, 목적지인 야우마테이에 도착한다.

 



중학교 2학년 이후 처음으로 온 중국. 버스에서 내리는 풍경을 보자마자, 아 홍콩이구나 싶다. ‘요시노야를 보고 조금 당황하긴 했다만, 뭐 있어도 이상할 건 없지. 일단 체크인을 하고, 움직이자. 가방 끌고 다닐 도시는 아니지 싶다.

 


아고다를 통해 예약을 했는데, 사전에 전혀 얘기를 듣지 못했던 보증금을 달라고 한다. 그것도 500달러나... 돌아가는 길에 위스키나 한 병 사가려고 제법 여유 있게 환전을 했기에 망정이지, 크게 곤란해질 뻔 했다. 조금 기분 나쁘긴 했다만, 별 수 있으랴. 영수증이나 잘 챙기고 숙소에 짐을 푼 뒤 밖으로 나왔다. 편의점에서 교통카드인 옥토퍼스 카드를 사고 홍콩 섬에 도착한 건 좋은데, 더위에 약한지라 바로 지쳐버렸다. 꽉 찬 인구밀도, 높기도 높고 빽빽하게도 심어진 빌딩, 그리고 더위, 습도. 나온 지 30분 만에 호텔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그래도 발품 파는 건 좋아하는지라, 어떻게 꾸역꾸역 걸어 움직이기 시작한다. 길은 왜 이리 복잡한지, 살면서 별로 헤매 본 경험이 없는데, 여기서는 왔던 길만 벌써 네다섯 번은 지나친 것 같다.

 


별 생각 없이 도착한 피크트램’. 설마 저게 기다리는 줄은 아니겠지? 했는데, 기다리는 줄 맞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은 것이겠지 생각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어차피 화요일까지 홍콩에 있을 거니까, 적어도 기회는 있다. 그나저나, 갑자기 갈 곳이 사라지니 두 배로 지쳐간다.

 


근처에 성 요한 대성당이 있기에 지나가다 들러보았지만, 어째 한 쪽이 공사 중이다. 어째 오늘은 이대로 숙소로 퇴각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냥저냥 밥이라도 먹고 들어가고자 근처에 있는 차찬탱에 들렀다. 접객이... 내가 너무 한국과 일본만 다녔나보다. 젓가락을 휙 던져서 주는데, 영 적응이 되지 않는다. 지갑에서 팁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만, 어차피 잔돈 받기 귀찮아서 주게 되겠지. 맛은 그냥저냥, 생각했던 만큼 나온다. 고수를 꽤 좋아하는지라 더 맛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대도시고, 영어도 통하고, 딱히 크게 불안감 없이 왔다만 역시 무계획은 무리였나 보다. 숙소에 돌아와 맥주랑 육포를 씹으며 수첩에 계획을 짜 본다. 그 와중에 육회 맛없어... 싼 게 비지떡이긴 하다만, 너무 비지떡이다. 너무 싸기도 했지만... 잠이라도 푹 자 보자, 내일 가야 할 곳도 많으니까!

 

2018.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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