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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조 역에서 게이한을 타고 후시미이나리 역에 도착했다. 원래는 후시미이나리타이샤부터 간 뒤에 장어덮밥을 먹으러 가려고 했다만, 덮밥집이 1시간 뒤에 닫는지라 먼저 밥부터 먹기로 했다. 아직 우동도 소화 안됐지만, 여기까지 와서 장어를 못 먹어서야 되겠는가!

 


ざめ의 장어 덮밥. 보기엔 딸랑 장어 두 쪽 올라갔을 뿐인데, 정말 맛있다. 그냥 밥위에 장어만 올려서는 이 정도 맛은 안 날 것 같은데, 군더더기 없이 맛있다. 같이 나오는 국도 향긋함은 물론이고 조금은 기름지게 다가오는 장어 특유의 뒷맛을 잘 잡아준다. 깔끔한 조합에 배부른건 잊어버리고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장어도 먹었으니 기운내서 목적지로 출발했는데, 이미 노점들은 다들 정리 중이다. 봐서 뭐라도 하나 사 먹으려고 했는데 아쉽.

 


후시미아니라타이샤의 상징은 바로 이 도리이다. 사람 키 높이의 도리이가 줄지어 놓여있는 모습은 굉장히 이국적이고, 아름답다. 기부한 액수에 따라 도리이의 크기가 다른 것 같은데, 뒤쪽에는 이보다 훨씬 더 큰 도리이가 많이 있다. 다만 여기만큼 빽빽하지는 않은 편이기도 하고, 사진은 여기가 제일 잘 나오는 것 같다. 이런 도리이의 행렬을 센본도리이라고 부르는데, ‘후시미이나리타이샤뒤편 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시간이 늦어 산을 오르지는 않았다. 나중에 낮에 여길 온다면 한 번 올라가 봐야지.

 


적당히 도리이가 많이 있는 길을 걸은 뒤 출구로 향한다. 노점은 전부 문을 닫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제법 많다.

 


후시미이나리타이샤는 전국에 퍼져있는 이나리를 모시는 신사의 총본산이다. 이것만 들으면 감이 안 오지만 일본에 몇 번 다녀본 사람들은 이 신사가 얼마나 크고 중요한 신사인지 조금은 느낌이 올 것이다. 일본에서 사람 좀 산다 싶은 마을에는 항상 이나리를 모시는 신사가 있으니 말이다. 참고로 이 이나리라는 신은 한반도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여러모로 흥미로운 일이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주조 역으로 걸어간다. 옆으로 보이는 이나리 역이 쪽빛 하늘과 어우러져 아름답게 비친다.

 


캄캄한 밤거리를 걷던 중 구석에서 뭔가 튀어나와 봤더니 고양이다. 주인 없는 고양이인 줄 알고 잠깐 쪼그려 앉아서 같이 놀고 있었는데, 뒤의 가게 아저씨가 나오더니 데리고 들어간다. 뭔가 부끄럽다. 가던 길이나 마저 가야지, 지도에서 본 것보다 꽤 멀게 느껴진다.

 


가라스마 선을 타고 주조 역에서 마루타마치 역까지 한 번에 올 수 있었다. 그냥 숙소로 들어가자니 뭔가 아쉬워서 동네를 기웃거리다 みたか라는 이름의 가게로 들어갔다. 메뉴는 전부 일본어, 거기다 하필이면 전부 생선 이름들이다. 밖에서 살짝 본 메뉴판으로 사시미를 파는 가게인 줄은 알았다만, 막상 주문을 하려니 막막하다. 일본어를 못해서 그러니 오마카세로 부탁드린다고 말을 하니 알아서 딱딱 맞춰 주신다. 잠시 후 중년의 손님이 들어오셨는데 어쩌다 얘기를 터보니 예전에 사업차 한국에 둘렀던 적이 있는 분이었다.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다보니 어느덧 밤이 늦어 먼저 일어났다. 음식의 맛도 좋았지만, 여러모로 즐거운 경험을 안겨준 가게, 기회가 된다면 또 들르고 싶다.


#4. ‘네자메야’, ‘후시미이나리타이샤’, ‘미타카’.


20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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