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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쥬산겐도에서의 즐거운 기억을 뒤로하고 니시혼간지에 도착했다. 일본에서 널리 퍼진 정토진종 중 혼간지 종파의 본산이. 입장료도 따로 없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오전부터 찾아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한적한 분위기였다.



들어가는 문을 못 찾아서 겉을 맴돌다가 어째 유치원 쪽으로 들어왔다. 관리인에게 방향을 물어보니 다행히 니시혼간지안에 온 것은 맞는 모양이다. 이렇게 크고 오래된 절에 유치원이 있다니 신기하다. 조금 걸어 들어가니 절로 보이는 건물이 눈에 띈다.



안내를 따라 걷던 중 유독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진 문이 눈에 띈다. 안내문을 보니 따로 국보라고 소개하는 걸 보니 여러모로 중요한 문화재인가보다. 돌아와서 찾아보니 이름은 가라몬’. 중국풍의 문을 일컫는 보통명사라고 하는데 이 문은 그 중에서도 백미인 모양이다확실히 조각의 정교함이나 화려함이 국보로 불릴 만 하다.



어디선가 불경소리가 계속 들린다 했더니 법당 안에서는 한창 스님들이 불경을 외고 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본 불공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들어도 알아듣기 힘든 범어를 일본에서 듣고 있으니 정말 이 세상 말이 아닌 느낌이다.


 

히가시혼간지는 공사로 인해 갈 수 없어서 조금 일찍 점심을 먹는다. 식당은 일본에 오기 전에 미리 찾아놨던 丸太町 十二段家'.



메뉴가 대부분 코스에, 내용을 알 수 없는 비유적인 이름이어서 그냥 가격에 맞는 걸 아무거나 주문했는데도 좋은 느낌의 요리가 나왔다. 맛 또한 정갈하고, 다양했다. 살짝 감미가 도는 반찬들이 밥과 어울려서 좋았다.

 

 

버스를 타고 은각사앞에 내리니 철학의 길이 바로 앞이다. 본래 은각사를 갈 생각은 없었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구경이나 하자.



아쉽게도 은각사는 이미 관광객들에게 점령당한 지 오래였다. 들어가 봐야 제대로 보지도 못할 것 같아서 다시 내려오는데 골목에 먹거리가 제법 많이 있다. 바로 옆에서 타코야끼를 팔기에 동전 지갑을 털어 하나 사 본다. 꽤 맛있어서 사진도 찍었는데 흔들려서 아쉽다.



짭짤하고 달달한 타코야끼를 먹으니 입맛이 돌아 근처에 먹을걸 찾던 중, 찻집을 발견해서 들어갔다. 당고와 말차를 시키고 잠깐의 휴식을 즐기니 한결 여유로워지는 기분이다.



별 거 아닌 것 같아 세 개나 먹은 당고가 꽤나 배부르다. 배도 채웠으니 철학의 길을 걸어보자.

 


아직 2월 초순인데 벌써 꽃이 피고 있다. 한국에서는 3월은 돼야 피는 매화인데 여긴 벌써부터 핀 녀석들이 있다. 확실히 한국보단 따스하구나 싶다.

 


길 끝 무렵에 고양이들이 잔뜩 있어서 한 장 찍어본다. 사람들에 익숙한 건지 도망도 안가고 그냥 귀찮은 듯 누워서 자기 바쁘다. 누가 키우는 걸까, 별로 배고파 보이지도 않네.

 


어느덧 도착한 길의 끝. ‘철학의 길은 본래 사색의 작은 길로 불리던 거리지만 교토의 철학자인 니시다 키타로가 이 길을 오가며 사색을 한 일화가 소개된 뒤로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거리를 걷다보면 오밀조밀 꾸며놓은 장식과, 개천을 따라 난 두 길을 오가며 걷게 되는데 근처의 풍경도 풍경이지만, 조용한 길을 혼자 걷는다는 특유의 느낌 덕분에 다른 장소보다 조금 더 쉽게 생각에 빠져들게 된다. 지금의 이름도 마음에 들지만, 이전의 이름인 사색의 작은 길’. 이 이름이 훨씬 더 이곳을 잘 표현하는 이름이 아닐까 싶다. 굳이 하나 더 붙이자면 조용한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건 어떨까? 입구는 조금 시끌벅적하지만, 중간만 지나도 확연히 사람이 줄며 제법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니 말이다.

 


다음 목적지인 후시미이나리타이샤로 가는 길에 꽤 유명한 우동집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경유지를 하나 추가했다. 그렇게 도착한 山元麺蔵’. 과연 점심시간을 훌쩍 지난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가게 밖으로는 그리 길어 보이지 않아서 기다렸는데, 가게 안에도 줄이 있었다. 결국 1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입장한다.

 


주문한 우동은 부타동’. 말 그대로 돼지고기를 써서 만든 우동이다. 그리 배고프지도 않았는데 메뉴 선정이 제대로 잘못됐다 싶었지만 뭐 결국은 다 먹었다. 우동의 면은 왜 이곳이 유명한지 알 만 했고, 이 정도면 느끼할 만도 한데 국물 간도 정말 잘 잡았다. 이 정도면 아무리 대기를 싫어하는 나여도 한 번은 기다릴 만 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뭐 물론 한 번 뿐이다, 아무리 맛있는 집이어도 주린 배를 쥐고 기다리는 건 사양이다.

 


배도 불렀으니 다시 후시미이나리타이샤로 향한다. 도착하자마자 또 뭔가 먹을 계획이지만, 뭐 가는 동안에 다 소화되지 않을까?

 

#3. ‘니시혼간지’, ‘마루타마치쥬니단야’, ‘테츠가쿠노마치’, ‘야마모토멘조’.


20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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