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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득 찬 도미토리는 피로를 풀기 좋은 장소가 아니었다. 제대로 잠을 못 잔지라 결국 늦잠을 잤고, 정신 차리고 나니 이미 일정보다 2시간 정도 늦어진 시간. 부랴부랴 짐을 싸고 숙소를 나선다. 숙소는 기요미즈데라 바로 옆이었지만,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멀게만 느껴진다.



거리의 안내를 따라 걷다보니 저 멀리 붉은 색 문이 보인다. ‘기요미즈데라의 입구인 니오몬이다. 표지판을 따라 절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입장료를 내고 복원 공사 중인 전각들을 지나니 바로 본당이 나온다. ‘기요미즈데라의 상징인 무대는 본래 본당의 관음보살에게 춤과 노래를 바치던 장소이고, 지금도 큰 법회 때는 다양한 예능을 봉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눈으로 보기에도 높이가 있어 보이는데, 이 건물은 기요미즈에서 뛰어내리다.’라는 말의 어원이 된 장소이기도 하다. 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만큼 큰 각오를 한다는 뜻이다. 여러모로 일본에서 존재감이 큰 절이다.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보니 멀리 산쥬노토가 보인다. 왠지 교토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눈앞에 펼쳐져 사진을 안 찍을 수 없었다. 옛 절과 배경으로 있는 대도시, 그려왔던 교토의 모습이다. 그리고 새삼 느끼는 거지만 역시 전망대보단 산 위가 좋다. 사진 찍기엔 거슬리는 것도 많고 오르기도 힘들지만 위에서 보이는 풍경은 훨씬 자연스럽고 주변에 잘 녹아들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전망대 보다, 아니 도시보다 훨씬 더 먼저 그 자리에 있던 산이니 그 위에서 보는 풍경이 어느 곳보다 자연스러운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잠시 풍경을 바라보다 길을 따라 걷는다. 바로 옆에 석등이 보이는데, 이름도 없는 석등이지만 이상하게 눈에 띄어 사진에 담아본다.



어느새 무대 아래까지 내려왔다. 옆에 보이는 것은 오토와노타키’. 이곳 기요미즈데라의 기요미즈, 즉 맑은 물은 바로 이곳을 뜻한다. 지금엔 소원을 빌거나 하는 장소가 됐지만, 본래 육근청정, 진리를 깨달아 탐욕을 없애기 위해 수양하던 공간이다. 지금도 전통을 지키며 특정 시기에 목욕재계를 한다.



출구를 향해 걷는데 조그만 못이 보인다. 저 멀리서 계속 사진을 찍는 사람이 보여서 뭘 찍나 궁금해져 다가가 봤더니 새가 한 마리 있다. 그것도 제법 나이 들어 보이는 녀석이. 기운이 없는지 옆에서 사람들이 오고가며 꽤 귀찮게 굴어도 별 반응도 없이 물만 쳐다보고 있다.



어느덧 다시 돌아온 니오몬’. 다음 목적지인 산쥬산겐도를 향해 가자.

 


산쥬산겐도까진 걸어서 20분 정도,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다만 너무 일찍 도착해버렸다.



아직 문을 열지도 않아서 근처에서 식사나 해결하기 위해 식당을 찾아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 결국 편의점으로 들어와 도시락을 하나 샀다. , 일본의 편의점 음식은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있다. 오히려 아침엔 음식점 찾아 헤매느니 빠르게 편의점으로 가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서둘러 먹어봐야 기다려야하니 천천히, 하나하나 음미하며 먹어야지.



식사를 마치고 산쥬산겐도로 돌아갔다. 내부가 촬영금지라기에 먼저 밖에부터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종묘도 굉장히 긴 목조건축물이지만 이 곳 산쥬산겐도120m에 달하는 길이의 목조 건물이다. 옛 건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건물만으로도 즐겁게 볼 만한 장소일 것이다.

 


여기도 신사처럼 손을 닦고 입을 헹궈야 하는 걸까? 절은 잘 모르겠다.


 

밖의 구경을 마친 뒤 들어간 산쥬산겐도'. 정말 경이로운 광경이었다. 그 긴 건물을 가득 메운 천수관음상, 그리고 조각의 다채로운 모습은 문외한일지라도 감탄하기에 충분했다. 당내를 은은히 메우는 향냄새에 취해 불상들을 보고 있다 보면 경건한 마음마저 생긴다. 정말이지, 너무나 즐거운 경험이다.


#2. ‘기요미즈데라’, 산쥬산겐도.


20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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