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꼬인 일정 그동안 쌓였던 피로도 풀 겸 늘어지게 잔 뒤 조식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 식당에 내려왔다. 비즈니스호텔의 조식 치고는 알찬 구성에 얼마나 먹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빵이나 몇 쪽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다 먹고 나니 점심도 못 먹을 지경이다. 비가 내리긴 하는데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비에이’에 가서 자전거를 타는 건 아무리 봐도 여행이 아니라 단련이 될 것 같으니, 닛카 위스키의 증류소가 있는 ‘요이치’로 발걸음을 돌린다. 아슬아슬하게 기차를 놓쳤기에 삿포로 역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신다. 생각보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도저히 가만히 서 있기는 무리다. 여행 틈틈이 책장을 넘겼더니 비행기에서부터 읽은 책이 벌써 반을 넘겨간다. 시간이 되어 승강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