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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Book

1cm+.

바다지기 2017. 5. 22. 04:51 댓글확인


최근 책은 몇 권 읽었지만, 독후감을 적어보는 건 오랜만이다. 논문이니 여행이니 이것저것 바쁘기도 했고 요즘 읽은 책들이 좋아하는 작가들임에도 큰 감흥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평소처럼 일하며 읽을 책을 고르던 중, 예전에 Y에게 선물 받은 뒤 책장에 꽂혀있던 이 책이 보여 들고 나왔다.

 

사실 이렇게 그림이 절반 이상인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자기개발서 같은 제목도 썩 내키지 않았다. 소중한 사람에게 받은 선물임에도 꽤 오랫동안 읽지 않은 채 책장에 꽂혀있던 건 이런 이유였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내가 생각하던 좋은 책들을 읽음에도 따분함만 느끼던 나였기에 이런 시도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고, 아니나 다를까 꽤나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책은 우리에게 말 그대로 1cm를 제시해준다.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것에서 더 얻을 필요도, 포기할 필요도 없다. 자그만 생각의 변화로 우리의 행복을 찾아준다. 태도의 변화로 조금 더 진취적이게, 더 멀리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사소한 변화들이 바로 제목에서 말하는 1cm인 것이다.

 

우리는 요즘 흔히 스스로를 두고 불행하다 말한다. 기나긴 인류의 역사 속에서 사람은 처음으로 굶주리지 않게 되었고, 헐벗지 않고, 따스한 집을 얻게 됐다. 어떻게 보면 사람이 필요로 하는 기초적인 욕구는 현대 이상으로 충족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불행한 걸까?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의 행복은 절대적인 수치를 만족시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나왔기 때문이다. 사실은 우린 이미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삶을 갖고 있지만, 조금 더 나아보이는 남들을 보면 불행해진다.

 

책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행복해 지는 방법을 속삭인다. 많은 현상, 자연, 사랑, 일화를 들며 우리의 생각을 바꾸면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음을 말해준다. 읽으면서 제법 재밌는 생각이다 싶은 것들이 잔뜩 있다. 나는 사실 이 책이 없을 적에도 내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인데, 내가 행복의 기준점으로 생각하는 칸트의 말을 마지막으로 첨부 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행복의 원칙은 첫째 어떤 일을 할 것, 둘째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셋째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이다.’ 어려운 원칙일까? 1cm에서 내내 말하는 것처럼, 모두 내 현실이 아닌 생각을 바꿈으로써 얻을 수 있는 행복이다.

 

1cm+, 인생에 필요한 1cm를 찾아가는 크리에이티브한 여정 (2013).

김은주 저, 양현정 그림, 허밍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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