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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바로 푸짐한 상을 받는다. 온천이 따로 없어서 내심 아쉬웠는데, 맛있는 밥으로 완벽히 벌충한다. 든든히 밥도 먹었고, 푹 자고 일어나 몸도 한결 가벼워졌으니 이제 다음 목적지인 시라카와고를 향해 떠난다.

 



구입했던 다카야마-호쿠리쿠 투어리스트 패스에 시라카와고를 다녀올 수 있는 버스 티켓도 포함되있어서 이를 이용해 다카야마-시라카와고, 시라카와고-가나자와로 표를 끊는다. 길가에 쌓인 눈의 높이를 보아하니 지금 가는 곳도 만만치 않겠구나 싶다. 참고로 시라카와고의 평균 강설량은 1,055로 세계적으로도 많은 강설량을 갖는 지역이다.

 



시라카와고 도착! 역시나 눈이 매섭게 내린다. 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선 제설이 한창이다.

 



전망대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근처를 담아본다. 위에서 말했듯이 어마어마한 강설량 때문에 시라카와고의 전통가옥은 이처럼 뾰족한 형태의 지붕을 갖는다. 현대에 들어서도 주민들이 옛 가옥과 생활방식을 잘 보존하여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지정됐다. 또한 쓰르라미 울적에의 배경으로 알려져 한 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기도 했다.

 



전망대라고 뭐 따로 건물이 있지는 않다. 탁 트인 언덕에 로프하나 걸쳐놓은 허술한 전망대지만 그래도 보이는 풍경은 마음에 든다. 하늘이 조금씩 개는 것 같아 기다려보니 약간이나마 푸른 하늘이 보인다. 부랴부랴 사진을 찍고 혹시나 더 맑아질까 싶어 조금 더 기다려보는데, 잠깐이나마 비친 하늘은 곧 구름에 파묻힌다.

 


날이 더 좋아질 것 같진 않고, 버스를 타고 내려가자니 조금 아쉬워서 슬슬 걸어 내려가기로 한다. 사방이 하얗고, 구름만 걷히면 햇살도 쨍쨍한 날이라 그런지 눈이 제법 아프다. 이럴 줄 알았으면 선글라스를 들고 올 걸 그랬다.

 






산 속에 난 길을 걸어 내려오다 보니, 과연 오지 중 오지라는 느낌이다. 어떻게 이런 곳에 집을 짓고 살 생각을 했는지 신기할 정도다. 그럼에도 그 와중에 택배 배달도 보고, 급히 출근하는 사람도 보니 여기도 결국 사람 사는 곳이란 생각도 든다. 이것저것 보며 걸어 내려오니 다시 마을이 보인다.

 


산에서 내려오니 조금 피곤해서 열려있던 작은 찻집에 들어왔다. 생강차나 한 잔 마시며 쉬어야지.

 




다시 기운을 차리고 사진을 찍는데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나서 보니 니꾸망과 멘치카츠를 파는 가게가 있었다. 니꾸망도 맛있었다만, 역시 백미는 멘치카츠였다. 먹고 나면 다시 생각나고, 또 먹고, 이를 반복하고. 결국 한 4개는 사먹은 것 같다.

 


오후엔 느긋하게 마을을 담고 싶었는데, 관광버스가 계속해서 들어오더니 마을 전체가 북적인다. 생각했던 마을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기도 하고, 어딜 가도 발 디딜 틈이 없었기에 이왕 이렇게 된거 먹부림이나 부리기로 한다.

 


따뜻하게 몸을 녹여주는 우동 한 그릇. 유별나게 맛있는 가게는 분명 아니다만, 그래도 이런 쌀쌀한 날씨 속에서 먹는 우동이 맛이 없을 리가 없다.

 


버스시간이 꽤 남았기에 근처의 찻집에 들렀다. 평범한 가게이겠거니 당고와 말차를 주문했는데 나온 당고가 범상치가 않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가게였는데, 이렇게 생각지도 않게 기대 이상의 음식을 만나니 몹시 행복해진다. 결국 이것만 먹고 가긴 아쉬워 당고를 두 접시 더 시키게 된다.

 


이제는 시라카와고를 떠날 시간. 떠날 때가 되니 다시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한다.

 

#10. ‘시라카와고’, ‘’, ‘오기마치 전망대’, ‘케야키’, ‘사토우’.

 

201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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