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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2년 정도를 산 동기인 C가 올해 대학교를 졸업하게 됐다. 내년부턴 대학원에 진학하기 때문에, 그 전에 함께 일본의 츄부 지방을 다녀오기로 했다. C와 틈틈이 여행계획을 짜던 중 마침 집에 놀러왔던 Z가 자기도 가고 싶다고 말해서 그렇게 또 남자 셋이서 일본을 다녀오게 됐다. C는 전날 미리 출발했기에, Z와 함께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어제부터 인천에는 큰 눈이 내렸는데 C의 비행기도 연착되어 일정이 꼬였던 모양이다. 오늘도 아침부터 눈이 내렸고 우리 비행기도 활주로 정비와 디아이싱 작업을 위해 조금 늦어졌다. 시간이 늦어지는 건 상관없는데 바깥 풍경이 변하지 않는 비행기 안은 꽤나 갑갑하다.

 


기내식으론 따뜻하게 데워진 브리또와 주스, 요플레, 떡이 나온다. 국내선에서도 주는 주스를 안주고 물만 주기에 조금 실망했는데 주스가 여기에 같이 있어서 그랬던 걸까? 뭐 짧은 비행이고, 굳이 밥을 챙겨먹을 시간도 아니고 맛도 큰 불만은 없다만 브리또에서 국물이 자꾸 떨어져 먹기 불편하다. 차라리 샌드위치나 햄버거 같이 소스가 적게 들어간 음식이 낫지 않을까 싶다.

 


식곤증이 심한지라 식사를 마치고 바로 잠들었는데 눈을 뜨니 시트벨트 착용 표시가 뜬다. 늦게 출발한 거에 비하면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다.

 


지연된 덕분에 앞뒤로 항공기가 없는 시간대에 도착해서 빠르게 입국장을 통과할 수 있었다. 나고야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대도시인데 공항의 분위기가 꽤나 한적하다. 하긴 우리나라도 몇 개 공항을 제외하면 보통 이 정도 분위기였던 것 같기도 하다. 나고야 츄부 센트레아 공항은 인천국제공항과 마찬가지로 해상에 세운 공항이기에 시내까지 이동해야하는데, 가장 평범하고 타기 쉬운 메이테츠를 타고 가기로 한다.

 


특급이 방금 전에 출발해서 그냥 가장 싸고 마침 폼에 들어와 있던 보통열차를 타고 나고야에 도착한 뒤 첫 날 숙소인 名古屋駅前モンブランホテル에 짐을 맡긴다. 이번 여행은 각자의 계획을 갖고 따로 움직이기로 한 만큼, ZC 모두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기로 하고 밤에는 각자 맥주 한 캔씩 들고 숙소에서 만나기로 한다. 나는 오늘 하루 동안 네다섯 번은 지하철을 탈 예정이니 1일 패스권을 사면 본전은 뽑을 것 같아 사려는데, 지하철역에 매표소가 보이지 않아 역무원 분께 사는 곳을 물어보니 그냥 무인 발권기에서 뽑으면 된다고 한다. 여차저차 준비는 끝났으니, 이제 오늘의 여행을 시작하자.

 


첫 목적지인 徳川園까지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구루마미치에 도착했다. 역에서 나오니 겨울 하늘답게 아주 청명하다. 나고야도 한국처럼 겨울에 건조한 기후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고야에 있는 동안에는 내내 맑을 예정이기에 이런 하늘을 계속 보며 다닐 수 있다는 생각에 절로 흥이 난다.

 


그렇게 신나서 徳川園으로 걷던 중, 자판기를 발견하고 음료수를 한 병 산다. 일본에서는 수돗물을 그냥 마시지만 영 어색하기에 여행 중에는 항상 페트병을 들고 다니는 편이다. ‘나마챠를 한 병 사고 다시 가던 길을 가려는데 여태까지 정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 이렇게 헤매는 것도 여행이고 즐거움이니 그대로 뒤돌아 원래 가려던 곳을 향해 출발한다.

 

#1. ‘인천 국제공항’, ‘나고야 츄부 센트레아 국제공항’, ‘나고야 역’, ‘나고야 에키마에 몽블랑 호텔’, ‘구루마미치’.

 

201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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