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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과 달리 푹 잘 수 있었던 바다마루 펜션’. 아침은 식빵과 잼 그리고 계란이었는데 내가 프라이를 하고 Y에게 식빵을 맡겼다. 그리고 돌아온 건 새까맣게 탄 식빵, 거의 10년짜리 놀림감 수준이었는데 사진으로 못 남긴 게 아쉽다. 오늘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지만, 비행기가 늦은 저녁에 있으므로 오전, 오후를 이용해 제주도의 곳곳을 다닐 예정이다. 제주시로 넘어가기 전에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들른다.

 


폐교를 이용해 꾸민 갤러리, 그래서인지 여느 미술관보다 더 친숙하고 편한 느낌이 든다. 내부는 사진 감상엔 무리가 없을 정도로 조명에 신경을 썼다. 2005년 별세한 고 김영갑 씨의 사진들로 꾸며진 안쪽은 평생 제주도를 사랑했던 고인의 사진들답게 제주의 여러 모습을 담고 있다. 이젠 보기 힘든 옛날의 소박한 제주의 모습들을 담은 필름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아직 내가 본 제주의 모습이 전부는 아닐 거란 생각이 든다. 잠깐 지나가는 여행객이 이 곳을 정말 사랑해서 정착한 그와 같은 풍경을 보려는 것도 욕심이겠지만 말이다.

 


학교 뒤편에 있는 작은 건물을 이용해 운영하던 무인 카페, 목도 말랐고 잠깐 앉아서 쉬고 싶었기에 과자 하나와 차를 산다. 창가에 앉으니 창 너머로 보이는 동백과 소소한 학교의 풍경이 잘 어우러져 제법 보기 좋다. 입장료를 내니 엽서를 하나씩 줬는데, 운이 좋게도 돌아보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이 인쇄된 엽서다.

 


학교 건물 주변으로는 여러 조각들이 있는데, 사진기를 멘 돌하루방도 있다. 나무가 꽤 많던데, 꽃이 필 때 이곳을 다시 한 번 오고 싶다.

 


잠깐 들를 예정이었던 이 곳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만큼 마음에 들었던 장소이었고, 다음에 또 제주를 온다면 이곳을 한 번 더 들르지 않을까 싶다. 예상보다 늦춰진 일정에 본래 뒤에 가기로 했던 오설록 티뮤지엄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다. 일단 서귀포로 돌아가 점심부터 해결하자.

 


제주도까지 왔는데 고기 한 번 제대로 못 먹어서야 되겠냐 싶었기에 고른 새섬갈비’. 갈비 3인분과 냉면 한 그릇을 시킨다. 고기는 고기대로 맛있었지만, 의외로 Y에게 평가가 좋았던 냉면이었다. 입가심이나 하려고 시킨 녀석이었는데 제법 맘에 들었나보다. 나는 평소엔 평양냉면을 좋아해서 그런지 시큼 달달한 육수가 영 못마땅하다. 밖을 보니 바람이 세차게 부는데 오늘 저녁에도 날씨가 좋진 않을 모양이다.

 


이제 여행의 마지막을 위해 제주로 돌아간다. 가는 길에 마마롱 2호점이 서귀포에 있기에 들러서 디저트를 조금 사서 차에 넣어 놓는다. 디저트는 들고 다니다보면 꼭 먹게 되니 말이다. 비상식량도 잘 챙겨뒀으니 다시 출발하자. 하늘은 잔뜩 흐린 게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다.

  

#7.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새섬갈비’, ‘마마롱 2호점’.

 

2016.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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