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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숙박은 소보록요보록 펜션이었다. 전날 밤에 아침식사 시간을 안내받지 못했는데, 8시가 넘어 슬슬 내려가니 이미 아침 식사는 정리가 끝나서 먹을 수 없었다. 아주머니가 미안하셨는지 귤을 한 봉지 주시긴 했다만, 허기가 쉽게 달래지지 않는다. 전날 밤 위, 옆으로 시끄러워서 제대로 잠을 못 잔 것도 더해져서 꽤나 힘든 아침이다. 다음부턴 숙박에도 돈을 좀 써야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펜션 정도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사람 많은 펜션은 모텔만도 못한 것 같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도착한 곳은 모슬포, 아침이라 그런지 어시장이 제법 활기를 띈다. 아직 식당도 열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라 수산시장 근처의 바닷가를 잠깐 둘러본다.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꽤나 기분 좋다.

  


산방식당에 도착하고 주문한 수육과 밀냉면수육이 조금 더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먼저 나왔다보통 냉면집에 가면 그 집 육수 맛을 보기 전에 수육부터 먹어보는데이 정도면 냉면도 제법 기대가 된다고기도 고기지만같이 나오는 저 붉은색 장과 수육의 합이 아주 좋다어차피 아침도 부실해서 배도 고픈데 좀 더 많이 시킬걸 그랬나보다.

 


밀냉면이 대와 소로 두 종류가 있다. 가격 차이도 천원 밖에 안하고, 보통은 대가 양이 맞을 것 같아 시켰는데 어째 나온 양이 어마어마하다. 순식간에 아침의 공복도 사라지고 이젠 배가 불러서 더 못 먹을 지경이 된다. 나가는 길에 주인 분에게 양이 엄청 많다고 하니 어차피 면이라 금방 내려간다고 시원하게 말씀하신다. 하지만 난 결국 거의 다섯 시간은 배부른 채 움직이게 된다. 맛도 맛이지만 양에서 꽤나 만족스러운 가게다.

  


건강과 성 박물관’, ‘테디베어 박물관을 차례로 돈다. 몸도 피곤하고 박물관에서는 딱히 찍을 것도 없기에 사진이 없다는 점이 좀 아쉽다. 원래는 조금 더 돌아다니려 했지만 역시 전날 푹 못 쉰 것이 화근이 됐는지, 예상보다 많이 내리지도 않던 비에 꽤나 지친다. 결국 일정을 대폭 줄여서 여미지식물원을 마지막으로 오늘 일정을 끝내기로 한다.



식물원 안을 가볍게 둘러본다. 여러 기후에 맞춰 잘 꾸며진 식물원 내부가 제법 볼거리가 많아 즐겁다. 중앙에 전망대가 있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봤는데, 비가 와서 잔뜩 흐린 날씨 때문인지 딱히 볼 건 없었다. 이왕 올라온 거 내려가면서 식물원 내부라도 보고자 계단을 통해 내려가는데, 계단이 나선형이라 그런지 내려가는 길이 제법 무섭다. 결국 옆은 못 보고 땅바닥만 보고 내려간다.

 


숙소인 바다마루 펜션에 가기 전에 들른 공천포식당’. 겨울엔 조금 더 일찍 닫으시는 것 같은데 일정을 줄인 덕분에 시간에 맞춰 올 수 있었다. 뿔소라물회를 시키고 뒤로 보이는 바다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피곤해서 입맛이 떨어져 그런지 몰라도 기대보단 좀 아쉬운 맛이었지만, 그래도 꼬독꼬독한 뿔소라 맛은 진미였다.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와 과자를 조금 산 뒤, 오늘은 해가 지기 전에 하루를 마친다.

 

#6. ‘소보록요보록 펜션’, ‘모슬포’, ‘산방식당’, ‘테디베어 박물관’, ‘건강과 성 박물관’, ‘여미지 식물원’, ‘공천포식당’, ‘바다마루 펜션’.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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