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공항에 와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여행기를 뒤적여 보니 2019년 3월에 다녀온 제주도가 마지막 비행이었네요.

COVID-19이니 얼추 이 시국이 되고 나서 첫 비행인 셈입니다.

 

그 사이에 차로 다녀온 곳도 제법 있고, 다시 Y를 만나고, 결혼을 약속하고.

이렇게 여행기를 적으려 돌이켜 보니 3년이란 시간이 꽤나 길다는 느낌을 받네요.

 

이번 여름휴가도 다시 심각해진 코로나 상황 때문에 포기했습니다만, 그래도 짧은 연휴 중에 국내라도 한 곳 다녀오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곳저곳 행선지를 정하다가 눈에 들어온 여수.

예전에 세미나 때문에 출장으로만 한 번 가본 곳인지라, 여행으로 한 번 더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네요.

다만, 급하게 정한 여행인지라 철도편은 못 구하고 이 참에 비행기나 타보자 하고 항공편으로 가봤습니다.

 

 

여차저차 비용은 거의 곱절이 들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와 본 공항입니다.

수속의 번거로움마저 반갑다는 생각이 드네요.

 

분주한 공항의 모습도, 승객으로 가득 찬 게이트도 모든 게 반갑기만 합니다.

 

 

아침 비행기는 배고픕니다.

집에서 간단히 시리얼 한 컵 먹고 나오긴 했다만, 여의치 않네요.

 

비행기 안에서는 물 한 잔도 사서 마셔야 하니, 어차피 쓸 돈이면 여기서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탑승교 없이 버스를 타고 주기장으로, 그리고 기나긴 택싱을 지나 이륙.

 

회사 동료가 테슬라를 뽑아서 태워준 덕에 머리가 뒤로 꽂히는 느낌은 몇 번 받았습니다만,

역시 이 맛은 못 따라오네요.

 

 

참 짧은 비행입니다.

창 밑으로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평택, 군산을 지나고 10여분. 여수 시내가 살짝 보이기 시작합니다.

 

 

요즘 어디를 가던 차를 몰고 다니는지라, 타지에서 버스는 참 오랜만입니다.

가기 전에 찾아봤을 때엔 배차가 많이 안 좋을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그렇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비행기 시간대 전후로는 버스가 제법 있는 것 같네요.

 

 

인천에 살면서 인천 버스 욕을 참 많이 했는데, 돌아가면 인천 버스가 유순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약간 버스를 1시간 정도 타고나니 목에 도수치료를 받은 것 마냥 목이 잘 돌아가는 기적을 느꼈네요.

고개를 젖히고 자면서 사정없이 틩겼는데, 개중에 뭐가 잘 꺾인 모양입니다.

 

 

첫 끼니는 갈치찜입니다.

바닷가에 왔는데, 그래도 생선 요리로 시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들어갔는데 메뉴판에, 갈치찜 30,000원 (2인 이상 주문가능) 이라고 써져있어서 흠칫했습니다.

둘이서 6만원을 내고 갈치찜...? 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쭤보니 2인분에 3만원이었군요.

 

다른 메뉴는 다 인당 가격으로 써놓으시고 왜 이것만...

 

예전 같았으면 백반에 갈치 하나 올려주고 무슨 만오천원이냐 했을 텐데,

백반 값이 만원인 시대가 되었으니, 이 정도 가격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네 갈치찜과는 달리 국물이 순해서 밥이랑 비벼먹기가 참 좋네요. 국 요리를 맛보는 느낌마저 듭니다.

갈치도 야들야들하니 맛있고, 쌈에다가 밥이랑 얹어서 젓갈 하나 발라 먹으니 여간 즐거운 게 아닙니다.

 

 

배불리 먹었으니 조금 걸어봐야죠.

바로 옆이 이순신공원이라 공원길을 따라 조금 걸어 봅니다.

 

 

날이 좋아서일까요, 바닷빛이 참 아름답습니다.

아까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보면서도 놀랐다만, 밑에서 봐도 좋네요.

 

햇빛은 여름 못지않게 따갑다만, 그래도 바람이 살짝 차서 걷기도 좋은 날씨입니다.

 

 

바로 옆에서 여수마치라는 축제를 준비 중이네요.

뭔가 하려면 아직 한참 먼 것 같아, 일단은 계획대로 움직여야겠습니다. 오늘 가야 할 곳이 적지 않으니까요.

 

 

급하게 간 여행인 만큼, 숙소도 아무래도 아쉽게 구했습니다.

그래도 엑스포광장에서 가까운 건 마음에 드네요.

 

짐만 던져 놓고, 카메라랑 지갑만 챙겨서 출발해봅니다.

 

2022. 10. 08

 

여수공항 / 돌산식당 / 이순신공원 / 벨루가게스트하우스

 

'Travel essay > 20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Yeosu - #3. 빅오쇼, 오성회관  (0) 2022.10.12
Yeosu - #2. 케이블카, 하얀파도  (0) 2022.10.11
Seoul - #3. 이태원  (0) 2022.03.28
Seoul - #2. 해방촌, 경리단길  (0) 2022.03.28
Seoul - #1. 후암동  (0) 2022.03.27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tal :
  • Today :
  • Yesterday :

Over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