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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다니던 미용실이 사라진 후 별로 갈 일이 없던 서울인데 얼마 전 같은 상호의 미용실이 홍대에 있기에 문의해보니 예전에 다녔던 그 곳과 같은 미용실이었다. 청담 쪽에 있는 게 전부인 줄 알았는데 홍대에도 있었던 모양이다. 원래 다니던 미용실이기에 할인도 받을 수 있어서 가게 됐는데, 머리를 자르고 나니 마땅히 할 일이 없다. 클럽 같은 곳은 싫어하기도 하고 술이나 한 잔 할까 해서 거리를 걷다가 라이온스 덴을 만난다.

 


진 앤 토닉

 

입장하자마자 눈길을 끈 건 바텐더와 홀 서버의 절도 있는 동작이다. 조금은 어두운 조명, 나무로 만들어진 깔끔한 바. 입장하자마자 제대로 왔다는 느낌이 든다. 안내를 받으며 바에 앉은 뒤 진 토닉을 주문한다. 베이스는 탱커레이 No.10’, 빌드 계열에선 가장 널리 알려진 녀석이고, 맛 또한 좋다. 바텐더의 조그만 움직임, 계량에서도 이 사람이 대충 배운 사람이 아니란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물론 집에서 내가 취미삼아 만드는 칵테일하고 맛의 깊이가 다른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드라이 마티니

 

바텐더가 두 분이 계셨는데, 조금 더 높은 위치에 계신 것 같은 분이 자리 앞으로 와서 대화를 나눴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2주 전에 다녀온 도쿄 이야기, 말을 하며 마시다 보니 어느덧 술이 바닥을 드러냈기에 드라이 마티니를 주문한다. 진은 핸드릭스로 부탁드렸다. 개인적으론 올리브를 마티니 안에 넣어서 주는 걸 좋아하지만 요즘은 다들 이렇게 빼서 주는 것 같다. 이유가 있는지는 다음 기회에 한 번 물어봐야겠다. 스터링을 하는 중 얼음이 컵에 닿지 않게 능숙하게 젓는 솜씨에 눈이 즐거웠다. 맛 또한 깔끔한 마티니 그 자체, 멋진 칵테일이다.

 

이 뒤로 다해서 8잔이나 마시고 나왔다. 처음 간 바가 마음에 들어 이것저것 부탁드리다보니 막차까지 놓쳐서는 결국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밤을 셌다. 이제 미용실도 서울로 정해졌고, 달에 한 번은 갈 것 같은데 머리를 자르고 나서 술 한 잔 할 곳이 생긴 것 같다.

 

더 라이온스 덴 (The Lion’s Den)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17길 19-22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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