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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ure/Heart

다다복.

바다지기 2017. 3. 7. 21:16 댓글확인

문득 중화요리가 끌리는 날이 있다. 그것도 만두가 끌릴 때가 있는데, 자장면이나 짬뽕 조금 더 너그럽게 얘기하자면 탕수육 까지는 동네 중국집에서 먹으면 되지만 만두는 도저히 양보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전문적으로 다루는 가게와 일반 가게의 수준 차이가 극명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K와 주말에 차이나타운을 찾아가기로 약속을 잡았다.


多多福

 

사실 나에겐 차이나타운 최고의 만두는 원보로 정해져있기에 느닷없이 다른 가게를 가자는 K의 제안이 조금은 아쉬웠다. 뭐 새로운 가게를 가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지만, 이렇게 끌릴 때 먹는 날에 모험은 하고 싶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다다복의 사장님이 전에 원보에서 일하던 분이란 얘기를 듣고 조금은 호기심이 생겼다.


오향장육



항상 만두가게를 가면 시키는 메뉴인 오향장육. 어떻게 보면 만두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지만 식전에 이 녀석만큼 입맛을 돋궈주는 요리가 없다. 대파의 향과 어우러진 오이와 고기, 식감도 향도 예술이다. 시작이 기분 좋다.

 

군만두



다음으로 나온 녀석은 군만두. 과연 예전의 원보만큼의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기대하며 한 입 베어 무는데 바삭한 피와 육즙이 가득한 속의 조합이 아주 좋다. 다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군만두는 입 안에 넣었을 때 주체 못 할 정도로 육즙이 터져 나오는 녀석이기에, 조금은 아쉬운 감도 있다. 뭐 먹기엔 이 편이 훨씬 깔끔하게 넘어가긴 하지만 말이다.

 

샤오롱바오



마지막으로 주문한 메뉴는 샤오롱바오. 반입을 물었는데 어째 영 심심하다. 나머지 반을 먹으니 육즙이 아래에 다 쏠려 있었다. 군만두가 아니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까? 그래서 다음 녀석은 한 입에 넣어봤다. 이제야 입 속에서 육즙과 소가 어우러지며 끄덕일 만 한 맛이 나온다. 다만 피가 두꺼워서 그런 걸까, 가끔씩 치고 들어오는 피의 맛이 썩 유쾌하진 않다.

 

총평

 

원보에 비해선 균형적인 맛을 추구하는 느낌의 가게다. 넘치는 건 덜고, 부족한 건 채운 느낌의 만두들이지만, 내 취향은 아쉽게도 극단으로 가는 맛이다. 분명 맛있는 만두들이지만 재미는 없다. 굳이 이 외에 흠결을 찾자면 피가 조금 두껍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 정도다. 뭐 정통 중화요리에선 이게 정답인지 알 길은 없다만 사먹는 입장에선 내 입맛이 정답이니까. 아쉽게도 나한텐 최상은 아니다, 다만 이곳이 맛이 없다고 오해하지는 말자분명 이곳의 만두는 어지간한 가게는 흉내 낼 수 없는 훌륭한 만두니까.


다다복 (多多福)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로55번길 24


20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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