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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홍콩에 다녀온 뒤, 거의 2달만의 여행이다. 30도가 채 되지 않았던 홍콩에서도 너무도 힘들었기에, 여름에는 반드시 시원한 곳으로 가겠다고 다짐했는데 막상 갈 곳이 마땅치 않다. 고민 끝에 2년 전 여름에 시원하게 돌아다녔던 홋카이도로 목적지를 정하고 삿포로로 가는 항공권을 끊었다.

 


평소에는 마일리지를 아시아나항공에 모으기에 가능한 이쪽으로 타고 가려고 하지만, 대한항공에 비해 시간대가 참 비루하다. 게다가 가격까지 비싸게 책정되기에 어차피 일본 정도 오가는 마일리지에 굳이 연연하지 않고자 한다. 마침 삿포로를 오가던 때에 기내식 대란이 일어났던 걸 생각하면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이쪽도 참 싫어하는 항공사지만, 이젠 뭐 그놈이 그놈 인 것 같기도 하고...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카드도 항공/마일리지 위주로 만들게 되고, 덕분에 적어도 출국할 때엔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사실 밖에서 쉰다고 피곤할 시설은 아닌데, 그래도 라운지에서 뭐라도 먹으며 뒹구는 게 더 편한 건 사실이다.

 



준비된 음식의 가짓수나 수준이 어째 예전에 갔던 아시아나 라운지보다 나아 보인다. 아침 일찍 출발하느라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게 배를 채울 수 있겠다.

 


예정보다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타고 갈 항공편의 탑승이 시작됐다. 어차피 서둘러 가 봐야 줄서서 기다리는 것 뿐이니 커피라도 한 잔 더 마시고 내려가야겠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이후로 처음 타보는 대한항공. 그러고 보니 제2터미널에 온 것도 처음이지 싶다.

 


이젠 굳이 신기한 광경도 아니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익숙한 풍경은 즐겁다. 아마 여행을 간다는 것이 가장 실감이 나는 순간을 꼽으라면 지금이 아닐까?

 


일본에 도착하고 나서야 아시아나항공에서 기내식 관련해서 사건이 일어난 것을 알았다. 2시간 남짓한 거리에 밥 안 먹는다고 굶어 죽진 않겠지만, 명색이 FSC에서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도 꼬여서야, 이래저래 평가를 깎아먹는 일이다. 뭐 난 간만에 부린 변덕 덕분에 잘 먹고 마시며 갔지만 말이다.

 


요즘 들어 열심히 읽고 있는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중 하나인 노르웨이의 숲이다. ‘1Q84’를 너무 재미없게 읽어서 피하던 작가였는데, ‘기사단장 죽이기이후로는 흠뻑 빠져있다. 꽤 두꺼운 책이지만, 이번 여행 중에 충분히 다 읽을 수 있겠지.

 


창밖으로 지상이 살짝 보이기 시작한다. 화면을 보니 혼슈 최북단을 지나고 있는데 아마 무쓰근처가 아닌가 싶다. 이제 홋카이도와 혼슈 사이의 좁은 해협을 지나면 목적지인 치토세에 도착한다.

 


홋카이도 상공에 들어가고 나니 넓게 펼쳐진 평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하늘에서 보나, 땅에서 보나 참 마음에 드는 풍경이다. 왠지 날씨도 좋아 보이고, 여러모로 여행에 대한 기대가 커져간다.

 


조금은 깐깐해진 입국 절차를 마치고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왔다. 여기서 숙소가 있는 스스키노까지는 1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가며 부족한 잠도 마저 채워야겠다.

 

2018.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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