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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통 블루레이를 볼 시간이 없었는데, 비가 와서 운동을 못 한 덕에 시간이 남는다. 오랜만에 밀린 영화나 봐야겠다 싶어서 만료된 powerDVD도 갱신하고 모니터 앞에 앉았다. 이번에 볼 녀석은 신카이 마코토감독이 이름을 알리기 전, 포스트 미야자키로 지목받던 호소다 마모루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얼마 전에 있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자인 츠츠이 야스타카의 위안부, 아니 일본군에 의한 성폭행 피해자와 관련된 저질스러운 망언으로 왠지 꺼리게 되는 게 사실이지만 에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이야기는 원작과는 다른 오리지널 스토리이고, 상영이 종료된 지금은 수익 구조 상 츠츠이 야스타카에게 돌아갈 몫은 없기에 애써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하려 한다.

 


먼저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특유의 구도나 색감이다. 왜 이 사람이 포스트 미야자키로 불리는지 알 것 같은 생각이 꽤나 자주 든다. ‘신카이 마코토감독이 유광이라면 이 사람은 무광이라는 느낌. 덜 화려하지만 더 편하게 다가온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신카이 마코토보단 훨씬 더 미야자키 하야오에 가까운 것 같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어떠한 사건으로 과거로 시간을 이동할 수 있게 된 주인공과 그로 인해 일어나는 각종 일들, 그리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주인공. 정말 관련된 주제로 영화를 만든다면 가장 기초적인 일들만 다뤘지만, 애니메이션이라 그럴까? 특유의 과장이나 사람이 했을 때 어색한 행동들이 웃음을 자아내고 단조로운 스토리에 어울려 좋은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 작품의 주제는 사랑일 수도, 성장일 수도, 우정일 수도 있다. 어쩌면 셋 다 일지도 모르겠다. 등장인물들은 서로 쌓은 우정 속에서 사랑하고, 갈등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무던한 일상을 타임 리프를 통해 자기가 바라는 대로 세상을 바꿔나가지만 그 결과가 꼭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 설령 일치하더라도 그 뒤에 찾아오는 일들이 자신에게 좋지만은 않은 그런 복잡한 상황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주인공과 함께 고민하고, 즐거워하고, 슬퍼하게 된다.


결말은 내심 아쉽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충분히 알겠지만, 난 이왕이면 마지막은 확연히 모두가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러면 너무 재미가 없었을까? 결국 이번에도 바라는 엔딩은 머릿속에서나 그리며 엔딩 크레딧을 올려 보낸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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